[스크랩] Re:[01수능기출문제] 7-(1) 장마(윤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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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의 줄거리> 장마가 계속되고 있었다. 전쟁 통에 우리 집에 피난와 있던 외할머니는 국군인 외삼촌이 전사하였다는 통지를 받는다. 외할머니는 건지산에 있는 빨치산들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 친할머니는 노발대발한다. 삼촌이 빨치산이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의 꼬임에 빠진 나는 삼촌이 집에 다녀간 사실을 말하게 되고, 아버지는 큰 고초를 치른다. 이로 인해 나는 친할머니의 분노를 사 큰방 출입이 금지된다. 친할머니는 점쟁이의 말에 따라 삼촌이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잔치 준비를 한다. 그러나 그날이 되어도 삼촌은 오지 않는다. 그 때 난데없이 구렁이가 집 안으로 들어온다. 친할머니는 졸도를 한다. 구렁이를 삼촌의 현신(現身)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 때 외할머니는 친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우면서 구렁이에게 다가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숴이! 숴어이!”
외할머니의 쉰 목청을 뒤로 받으며 그것은 우물 곁을 거쳐 넓은 뒤란을 어느덧 완전히 통과했다. 다음은 숲이 우거진 대밭이었다.
“고맙네. 이 사람! 집안일은 죄다 성님한티 맽기고 자네 혼자 몸띵이나 지발 성혀서 먼 걸음 펜안히 가소. 뒷일은 아모 염려 말고 그저 펜안히 가소. 증말 고맙네, 이 사람아.”
장마철에 무성히 돋아난 죽순과 대나무 사이로 모습을 완전히 감추기까지 외할머니는 우물 곁에 서서 마지막 당부의 말로 구렁이를 배웅하고 있었다.
이웃 마을 용상리까지 가서 진구네 아버지가 의원을 모시고 왔다. 졸도한 지 서너 시간 만에야 겨우 할머니는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 서너 시간이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서너 달에 해당되는 먼 여행이었던 듯 할머니는 방 안을 휘이 둘러보면서 정말 오래간만에 집애 돌아온 사람 같은 표정을 지었다.
“갔냐?”
이것이 맑은 정신을 되찾고 나서 맨 처음 할머니가 꺼낸 말이었다. 고모가 말뜻을 재빨리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인제는 안심했다는 듯이 할머니는 눈을 지그시 내리깔았다. 할머니가 까무러친 후에 일어났던 일들을 고모가 조용히 설명해 주었다. 외할머니가 사람들을 내쫓고 감나무 밑에 가서 타이른 이야기,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워 감나무에서 내려오게 한 이야기, 대밭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시종일관 행동을 같이하면서 바래다 준 이야기……. 간혹 가다 한 대목씩 빠지거나 약간 모자란다 싶은 이야기는 어머니가 옆에서 상세히 설명을 보충해 놓았다. 할머니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두 눈에서 하염없이 솟는 눈물 방울이 훌쭉한 볼고랑을 타고 베갯잇으로 줄줄 흘러내렸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할머니는 사돈을 큰방으로 모셔 오도록 아버지한테 분부했다. 사랑채에서 쉬고 있던 외할머니가 아버지 뒤를 따라 큰방으로 건너왔다. 외할머니로서는 벌써 오래 전에 할머니하고 한다래끼* 단단히 벌인 이후로 처음 있는 큰방 출입
이었다.
“고맙소.”
정기가 꺼진 우묵한 눈을 치켜 간신히 외할머니를 올려다보면서 할머니는 목이 꽉 메었다.
“사분*도 별시런 말씀을 다…….”
외할머니도 말끝을 마무르지 못했다.
㉠ “야한티서* 이얘기는 다 들었소. 내가 당혀야 헐 일을 사분이 대신 맡었구랴. 그 험헌 일을 다 치르노라고 얼매나 수고시렀으꼬.”
“인자는 다 지나간 일이닝게 그런 말씀 고만두시고 어서어서 묌이나 잘 추시리기라우.”
“고맙소. 참말로 고맙구랴.”
할머니가 손을 내밀었다. 외할머니가 그 손을 잡았다. 손을 맞잡은 채 두 할머니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가 할머니 쪽에서 먼저 입을 열어 아직도 남아 있는 근심을 털어놓았다.
“탈없이 잘 가기나 혔는지 몰라라우.”
“염려 마시랑게요. 지금쯤 어디 가서 펜안히 거처험시나 사분 댁 터주 노릇을 퇵퇵히 허고 있을 것이요.”
<ⓐ> 그만한 이야기를 나누는 데도 대번에 기운이 까라져 할머니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가까스로 할머니가 잠들기를 기다려 구완을 맡은 고모만을 남기고 모두들 큰방을 물러나왔다.
그날 저녁에 할머니는 또 까무러쳤다. <ⓑ> 의식이 없는 중에도 댓 숟갈 흘려 넣은 마음과 탕약을 입 밖으로 죄다 토해 버렸다. 그리고 이튿날부터는 마치 육체의 운동장에서 정신이란 이름의 장난꾸러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숨바꼭질하기를 수없이 되풀이하는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이 연속이었다. <ⓒ> 대소변을 일일이 받아 내는 고역을 치러 가면서 할머니는 꼬박 한 주일을 더 버티었다. 안에 있는 아들보다 밖에 있는 아들을 언제나 더 생각했던 할머니는 마지막 날 밤에 다 타 버린 촛불이 스러지듯 그렇게 눈을 감았다. <ⓓ> 할머니의 긴 일생 가운데서, 어떻게 생각하면,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그러고도 놀라운 기력으로 며칠 동안이나 식구들을 들볶아 대면서 삼촌을 기다리던 그 짤막한 기간이 사실은 꺼지기 직전에 마지막 한순간을 확 타오르는 촛불의 찬란함과 맞먹는, 할머니에겐 가장 자랑스럽고 행복에 넘치던 시간이었었나 보다. <ⓔ> 임종의 자리에서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내 지난날을 모두 용서해 주었다. 나도 마음속으로 할머니의 모든 걸 용서했다.
㉡정말 지루한 장마였다.
*한다래끼:큰 싸움
*사분:사부인(査夫人)의 속음. 사돈댁
*야한티서:애한테서
―윤흥길, 「장마」
1. 윗글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정리하였을 때, (가)에 해당하는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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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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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할머니가 삼촌을 기다렸다.
② 할머니가 의식을 회복하였다.
③ 고모가 할머니에게 경과를 이야기하였다.
④ 외할머니가 큰방으로 건너왔다.
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2. ㉠처럼 <보기>의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할 때, 밑줄 친 부분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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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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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미안해서 어쩌지? 내가 했어야 할 일인데……. 영철: 가영:정말 고마워. |
① 그런 소리 하지 마. 네 몸이나 잘 돌봐.
② 천만다행이야. 그러니 준비를 철저히 했어야지.
③ 쓸데없는 소리! 이제부터는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해.
④ 사실 그 일을 하느라고 고생 좀 했어. 하지만 이젠 괜찮아.
⑤ 글쎄. 어쩌다가 일이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 앞으로가 걱정이야.
3. 이 작품의 결말 부분인 ㉡에 대한 반응들이다. 윗글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한 줄 띄어져 있어 여운을 남기는군.
② 작품의 제목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 같아.
③ 장마 기간 동안 사건이 진행되었음을 의미해.
④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싹트고 있음을 함축하고 있어.
⑤ 실제보다 더 길게 느껴질 만큼 힘든 나날이었음을 암시해.
4. 윗글을 서술했을 때의 심경을 잘 드러내기 위해 ‘이제 와 돌이켜 생각해 보니’라는 구절을 넣으려고 한다. ⓐ~ⓔ 중, 가장 적절한 곳은?
① ⓐ ② ⓑ ③ ⓒ ④ ⓓ ⑤ ⓔ
5. ‘한국 문학의 세계화’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자 한다. <보기>의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이 작품에 대해 토론할 때, 그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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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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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의 세계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둘째, 우리 문학이 지니고 있는 보편성을 어떻게 찾아내 드러낼 것인가이다. 두 가지 문제는 상호 보완적이지만 첫 번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
① 이 작품에 담겨 있는 사투리 특유의 어조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②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인물들 사이의 심리적 갈등 양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③ 이 작품에 나타난 한국의 전통적 가족 제도 내의 인간 관계를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④ 이 작품에 나오는 토속적 샤머니즘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정서를 어떻게 공감시킬 것인가?
⑤ 이 작품이 배경으로 하고 있는 6․25 당시 우리 농촌 특유의 장마철 분위기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정답] 1.④ 2.① 3.④ 4.④ 5.②
[해설]
1. 제시된 <보기>를 먼저 보고 그에 따라 지문의 내용을 정리해 가는 것이 좋다. 건지산에 있는 빨지산들에게 저주의 말을 퍼부었기 때문에 야기된 갈등으로 인하여 외할머니는 큰방 출입을 하지 않게 되고, ‘나’ 또한 그렇게 된다. 그러나 구렁이를 외할머니가 배웅해 주면서 갈등이 해소되는데, 갈등이 해소되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은 바로 외할머니가 큰방을 출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답 ④
2. ㉠에 나타난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대화 양상을 보면, 먼저 할머니가 외할머니의 노고에 감사를 하고, 외할머니는 외할머니는 겸양의 태도를 보이면서 오히려 몸 걱정을 한다. 그러지 할머니가 다시 한번 외할머니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와 같은 대화의 양상을 고려할 때, 밑줄친 부분에는 겸양의 태도를 보이면서 상대방을 걱정해주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답 ①
3. ㉡은 작품의 결말 부분으로 작품 전체를 이끌어 가는 배경과 관계가 깊으며, 불신과 갈등의 역사인 6,25전쟁의 종결을 상징한다. 이러한 결말 처리는 작품에 여운을 주면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싹트고 있음을 함축하고 있다‘는 반응은 적절하지 않다. 답 ④
4. ‘이제와 돌이켜보니’라는 구절은 과거에 대한 회상과 추측의 심리를 반영한 말이다. ⓓ는 서술자가 할머니의 행동을 회상하면서 할머니의 심리를 추측하고 있는 부분이므로 ⓓ가 적절하다. 답 ④
5. <보기>에서 밑줄친 부분은 한국 문학의 특수성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한국문학의 특수성은 한국 역사나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연결되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 내용은 한국의 역사적 상황, 제도, 가치관, 독특한 정감, 등의 특수성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물들 사이의 심리적 갈등 양상에 대해 언급한 ②는 어느 나라의 문학에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편성에 가깝다. 답 ②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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